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 적벽대전에서 관우가 제갈량의 명령을 어기고 화용도에서 다 잡은 조조를 놓아주었다. 제갈량은 군법으로 관우를 참수하려고 했으나 의형제인 유비의 간청으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. 그러나 이는 모두 제갈량의 앞을 내다본 한 수였다. 제갈량은 조조가 아직 죽을 운명이 아니란걸 알았다고 했다. 그래서 일전에 조조에게 은혜를 입었던 관우가 은혜를 갚을 수 있도록 화용도에 보냈다는 말을 하면서, 修人事待天命, 사람으로써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해도 목숨은 하늘에 달려있으니 하늘의 명을 기다려 따른다는 말을 남겼다. 소설의 이야기가 인간사에 적용되는 한자성어로 자리 잡고, 오늘날에는 사람이 할 일을 다한 후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의미의 진인사대천명(盡人事待天命)으로 쓰여진다. 잠시 단기 연수를 다녀온 랩 칠판에 PI선생님이 적어 놓은 이 한자성어를 보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았다. 첫 발령을 받고 느꼈던 봄날의 설레임은 잠시였고, 많은 시간 동안 알을 깨기 위해 세계를 파괴해야하는 새처럼 살았다. 남은 시간 동안 프로스트의 시처럼 숲 속의 두 갈래 길 중 사람들이 덜 밟은 길을 걸어가고 싶다.
이번에 유방외과 부교수가 된 박형석입니다. 임상조교수로 발령받고 외과학교실에서 9년 간 재직하면서 여러 세도회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버티고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. 앞으로도 정진하겠습니다. 감사합니다.
이렇게 보냈더니 세도회에서 앞 부분을 다 ~ 읍니다체로 수정해서 올려버렸네?